일본 야마가타 여행에서 직접 먹어본 차가운 라멘, 히야시 라멘

일본 여행을 준비하면서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보는 일은 여행 일정을 짜는 것만큼이나 재미있습니다. 저 역시 일본 여행을 계획할 때면 유명한 관광지를 먼저 정하기보다 그 지역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편입니다. 이번에 야마가타를 알아보면서 유난히 눈에 들어왔던 음식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히야시 라멘(冷やしラーメン)이었습니다.

처음 히야시 라멘이라는 이름을 봤을 때는 솔직히 조금 의아했습니다. 라멘이라고 하면 뜨거운 국물과 따뜻한 면을 떠올리는 것이 당연했는데, 이름 그대로 차갑게 먹는 라멘이라고 하니 과연 어떤 맛일지 궁금했습니다. 냉면이나 소바처럼 차갑게 먹는 면 요리는 익숙하지만, 라멘을 차갑게 먹는다는 것은 조금 낯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야마가타 여행에서는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음식을 직접 경험해본다는 생각으로 히야시 라멘을 찾아봤습니다.


1. 야마가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더위였습니다

야마가타 여행을 준비할 때만 해도 일본 북부에 있는 지역이니 여름에도 우리나라보다 조금 선선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름에 방문해보니 생각과는 꽤 달랐습니다. 햇볕이 강했고 낮에는 꽤 더웠습니다. 오전부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관광지를 구경하는 것보다 시원한 곳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점심 메뉴를 고를 때도 뜨거운 음식은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평소 같으면 일본에 왔으니 라멘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날만큼은 뜨거운 국물이 있는 라멘을 먹는 것이 망설여졌습니다.

그때 여행 전에 찾아봤던 히야시 라멘이 생각났습니다.

"그래, 이런 날 먹으라고 만든 음식이겠구나."

실제로 더운 날씨에 걸어 다니다가 차가운 라멘을 먹는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궁금해졌습니다. 그렇게 점심 메뉴를 히야시 라멘으로 정하고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2. 처음 마주한 차가운 라멘은 생각보다 낯설었습니다

식당에 들어가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면서도 계속 궁금했습니다. 과연 일반적인 라멘과 얼마나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후 주문한 히야시 라멘이 나왔는데 처음 본 느낌은 생각보다 평범했습니다. 라멘 면이 들어 있고 고명이 올라가 있어 겉으로 보기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라멘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국물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김이 올라오지 않았고, 가까이서 보니 차갑게 식은 육수였습니다. 가게에 따라서는 얼음이 들어간 히야시 라멘도 있다고 하는데, 제가 방문한 곳의 메뉴 역시 시원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올려 한입 먹어봤습니다.

첫 느낌은 "라멘인데 정말 차갑다"였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조금 신기했습니다. 뜨거운 라멘을 먹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차가운 국물과 면이 어우러지면서 입안이 상당히 시원했습니다.

처음 몇 젓가락은 낯설었지만 계속 먹다 보니 생각보다 잘 어울렸습니다.


3. 생각했던 것보다 국물이 깔끔했습니다

제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국물의 맛이었습니다. 라멘 특유의 진하고 기름진 맛을 좋아하는 편이라 차갑게 만들면 느끼하거나 맛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먹어보니 예상과 달랐습니다.

히야시 라멘의 육수는 차갑게 먹는 음식답게 비교적 깔끔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특히 간장 베이스의 육수가 면과 잘 어울렸고, 뜨거운 라멘을 먹을 때처럼 국물의 열기 때문에 입안이 무겁게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날처럼 날씨가 더운 날에는 이 차가운 국물이 상당히 잘 어울렸습니다.

라멘을 한 젓가락 먹고 국물을 한 숟가락 마시면 더위 때문에 달아올랐던 입안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특이한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먹어보니 왜 야마가타에서 여름철 음식으로 사랑받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뜨거운 국물의 진하고 묵직한 라멘을 기대한다면 조금 다르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름철에 먹는 라멘이라는 관점에서는 오히려 장점이 많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먹으면서 히야시 라멘의 탄생 이야기도 찾아봤습니다

음식을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음식은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여행 전에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갔지만 실제로 음식을 앞에 두고 먹다 보니 그 배경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히야시 라멘은 1952년 야마가타의 사카에야 혼텐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손님이 여름에 소바를 차갑게 먹는 것처럼 라멘도 차갑게 먹으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를 계기로 차가운 라멘을 개발하게 됐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굉장히 단순한 아이디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차갑게 먹을 수 있는 라멘을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라멘 육수에 들어 있는 지방은 온도가 낮아지면 굳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뜨거울 때는 아무 문제가 없던 육수도 차갑게 만들면 맛과 식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차갑게 먹어도 맛있는 육수를 개발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알고 나니 눈앞에 있는 라멘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냥 여름철 별미라고만 생각했는데,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하고 만들어낸 지역 음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한 그릇의 의미가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5. 한국의 냉면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처음 히야시 라멘을 먹기 전에는 한국의 냉면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차가운 국물에 면을 넣어 먹는다는 점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느낌은 꽤 달랐습니다.

냉면 특유의 새콤하고 시원한 맛을 생각하고 먹으면 조금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히야시 라멘은 간장 베이스의 육수가 중심이기 때문에 냉면과는 다른 방향의 맛이 납니다. 면 역시 라멘에 사용하는 면이기 때문에 우리가 익숙하게 먹는 냉면과는 식감이 다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차이가 오히려 재미있었습니다.

일본에서 먹는 면 요리라고 해서 무조건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 라멘과 같은 맛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라멘이라는 음식도 지역의 날씨와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따라 이렇게 다른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6. 다른 히야시 라멘도 먹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한 그릇을 먹고 나니 오히려 다른 가게의 히야시 라멘은 어떤 맛일지 궁금해졌습니다.

야마가타에는 히야시 라멘으로 유명한 곳이 여러 곳 있는데, 그중 다루마야 혼텐도 많이 알려진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차가운 된장 라멘이나 레몬을 활용한 메뉴처럼 일반적인 간장 베이스의 히야시 라멘과는 다른 스타일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한 곳에서만 맛봤지만 다음에 다시 야마가타를 방문한다면 다른 가게도 찾아가 보고 싶습니다. 같은 지역의 음식이라고 해도 식당마다 육수의 맛이나 면의 식감, 고명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름에 다시 방문한다면 이번에는 일부러 여러 곳의 히야시 라멘을 먹어보면서 차이점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단순히 한 끼 식사로 시작했던 것이 어느 순간 여행의 중요한 기억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히야시 라멘도 저에게는 그런 음식이었습니다.


7. 직접 먹어보고 나니 왜 여름 음식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차가운 라멘이라는 사실 때문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직접 먹어보고 나니 단순히 특이한 음식이라서 유명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마가타의 더운 여름이라는 환경 속에서 생각해보면 히야시 라멘은 상당히 자연스러운 음식입니다. 더운 날씨에도 라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야마가타를 대표하는 여름 음식이 되었습니다.

특히 직접 더운 날씨에 야마가타를 걸어 다닌 뒤 먹어보니 그 이유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 전에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굳이 라멘을 차갑게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이런 날에는 오히려 차가운 라멘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이번 히야시 라멘은 단순히 새로운 음식을 하나 먹어본 경험이 아니었습니다. 여행지의 날씨와 역사, 지역 사람들의 생활이 하나의 음식에 어떻게 담겨 있는지를 직접 느껴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면서 흔히 도쿄, 오사카, 교토처럼 유명한 도시와 관광지만 찾아보게 되지만, 다음 여행에서는 조금 다른 지역 음식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여름에 야마가타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히야시 라멘은 한 번쯤 직접 먹어볼 만한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뜨거운 라멘을 생각하고 식당에 들어갔다가 차가운 라멘을 받아 들었을 때의 묘한 느낌, 첫 젓가락을 먹었을 때의 낯선 맛, 그리고 몇 젓가락 먹고 나서 '생각보다 괜찮은데?'라고 느꼈던 순간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작은 경험이 여행을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야마가타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다른 가게의 히야시 라멘도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첫 번째와 두 번째 히야시 라멘의 맛이 어떻게 다른지도 비교해보면서 또 하나의 여행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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